2. 중구 상권
부산 중구 광복동에서 20여년째 보세옷가게를 해온 김모씨(45^여).
김씨는 광복동 상권이 쇠퇴하면서 수억원의 권리금을 날린데다 매출까지 줄어들자 “장사를 계속 할지, 아니면 대형 도소매시장으로 가게를 옮겨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부산의 전통적인 도심상권

고급패션상가와 영캐주얼브랜드, 보세거리, 구두골목, 극장가, 먹자 골목, 수입상가, 재래시장까지 밀집해 거대한 백화점 형태를 갖추었던 광복로와 창선로, 신창로 상권.
이같은 중구의 도심상업중심지 기능이 IMF와 부산시청 이전이라는 치명타를 맞으면서 점차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중구 상권의 이러한 변화는 수십년간 부산시민이 가져 왔던 소비와 문화생활 양상마저 일시에 바꿔놓고 있다.


광복로(옛 시청 입구~옛 미화당백화점



롯데^현대 등 대형 백화점의 개점에 이어 부산시청사의 98년 2월 연산동 이전으로 유동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IMF 이후 부동산가격이 하락, 평당 1억6천만원에까지 팔렸던 광복동 요지 땅값이 99년 초 경매에서 2천8백만원에 낙찰되고, 2억원(10평 기준)을 웃돌던 가게 권리금도 사라졌다.
부산교통공단 연구조사 결과 지하철 1호선 남포동역 이용 고객이 97년 3월 90만3천명에서 98년 3월에는 76만5천명으로 13만8천명이 감소했고 99년 3월에는 74만명으로 계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광복로 패션1번지 패션전문점들은 상당수 철수한 상태이며 한양모피타운과 한미헤어클리닉, 시사외국어학원, 잉글리쉬플러스 등 미장원과 땡처리가게, 서점, 카메라전문점 등이 대신 들어서고 있다.
상인들은 “고객들이 과거에는 남포동 지하철역에서 광복로 본도로로 나갔지만 광복로의 집객능력이 떨어지면서 최근에는 구두골목을 통해 극장가쪽으로 직행하는 등 동선의 변화 양상마저 극심하다”고 말한다.
현재 광복로에는 로얄호텔에서 창선파출소 사이에 최근 개장한 ㈜보성어패럴의 패션전문점 `유스데스크'와 시스템, 꼼빠니아, plus minus 등이 패션전문거리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신창로(창선파출소~옛 문화원)

신창로와 옛 유나백화점에서부터 새부산예식장 뒤편의 보세골목의 남도, 프리티, TBJ, CF 등 보세의류점과 새부산예식장 앞 FRJ, maru 등 브랜드의류점에는 젊은층이 많이 찾고 있다.
점포임대료가 IMF 이후 50~60%씩 싸지면서 새부산예식장 앞 신창로에는 보세골목에 있던 보세옷가게와 중저가 브랜드의류점이 진출해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앞으로 동주여상의 이전 이후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동광초등학교의 폐쇄에 따른 주차장 조성 등이 상권부활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창선로 (국제시장앞 제일은행 ~ 원산면옥), 극장가

극장가에서 흘러나온 젊은층을 대상으로 창선로 국민은행 인근에는 STORM, NIX, tea, TBJ, 인터메조 등 10~20대 의류 전문점들이 여전히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또 B&C제과점을 중심으로 KFC, 피자헛 등 패스트푸드점들이 성업 중이고, 부산극장 1층 맥도날드 남포동도 99년 중순 한국 최대 규모의 매장으로 확대할 정도로 극장가의 집객력은 어느정도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98년 말까지 밀집했던 아울렛(정상할인)매장이 99년부터는 화장품과 가방, 신발류를 중심으로 한 땡처리 업체와 매장 안에 여러 군소업주들이 보세상품을 파는 `편집매장'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다. 부동산업계는 요식업체들이 창선로 입점을 계획하고 있어 정화조에 대한 구청 허가조건만 완화되면 이 일대가 새롭게 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창선로 일대 패스트푸드점과 10대 캐주얼 의류전문점의 활성화는 향후 남포동 극장가가 12개 영화관(예정)의 서면 롯데백화점 및 전포동, 해운대에 잇따라 세워질 멀티플렉스영화관과 어떻게 경쟁하는가의 결과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생활패턴의 변화와 향후 전망

중구 상권의 변화는 해방 이후 수십년간 부산시민이 무의식적으로 지녔던 “생선과 반찬거리는 자갈치, 옷과 생활필수품은 국제시장에서 산다”는 식의 소비패턴을 일거에 무너뜨리고 있다.
상인들은 상권 부활의 모델을 서울 명동이나 대구 동성로에서 찾고 있다. 물론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건물임대료가 훨씬 저렴해졌고 광복동 상인들의 자존심과 끈기가 살아 있는데다 `광복동'자체가 갖는 전국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건물주와 상인, 중구청이 눈앞의 임대료 이익이나 과거 화려했던 명성에 집착하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상권활성화를 위해 공동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상인들은 “창선파출소 앞에 분수대를 설치하거나, `차없는 거리', `노천카페', `볼거리용 이벤트'를 기획해 젊은층을 모을 수 있는 공동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함께 제2롯데월드가 오는 2003년부터 옛 시청부지에 백화점, 호텔 순으로 개장할 계획으로 있어 이와 맞물린 중구 상권의 부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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