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오까에비스(十日恵比寿) 날이라 쇼바이노가미사마(商売の神様)인 에비스(恵比寿)가 모셔진 이마미야에비스(今宮戎)신사는 에비스에게 복을 빌러 온 사람들, 후쿠자사(福笹)에 길조를 비는 엔기모노(縁起物)를 달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로 말 그대로 인산인해다. 너무 복잡해 그냥 돌아갈까 하다 여기까지 왔으니 둘러보고 가지하면서 들어가다 보니 임시 전용출구인 뒷문이다. 나오는 사람을 뚫고 신사 안으로 들어간다.

출구 안은 신사에서 나누어주는 대나무 줄기(孟宗竹)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다시 사람들을 뚫고 정문 앞 에비스가 모셔진 곳으로 간다. 길게 늘어선 참배객들이  돈을 넣고 그리고 에비스에게 기도를 한다. 삼일간의 행사가 끝나면 엄청 쌓여 있을 듯싶다. 이 삼 일간 이 신사를 찾는 이가 100만이 넘고, 이렇게 쌓여진 돈으로 이 큰 신사의 일 년 경비를 사용하고 남을 정도라고 한다.

오사카 이마미야신사는 덴쇼우고우타이신(天照皇大神), 고토시로누시노미고토(事代主命/戎さん)외 세 신(須佐之男尊、月読尊、椎日女尊)이 모셔 있다. 에비스는 왼쪽 겨드랑이에 도미를, 오른 손에는 낚싯대를 들고 있어 원래는 어업의 신으로, 바다에서 행운을 가져다주는 신으로 모셔져 있다. 헤이안(平安)시대 후기에 시텐노지(四天王寺) 서문에 하마노이치(浜の市)란 시장이 열렸고, 그 시장을 지켜주는 신으로서 이곳에 모셔졌다고 한다. 에도(江戸)시대에는 오사카가 상업의 도시로서 번영을 계속했고, 메이지(明治)시대를 거쳐, 1945년 이차세계대전 때 소실되었다가 1956년에 다시 지어져 다시 도오까에비스 행사가 활기를 띄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신사에는 후쿠자사에 고다카라(小宝) 또는 엔기모노(緣起物)라고 불리는 긱교(吉兆)를 비는 물건들을 달아준다. 엔기모노를 달아주는 예쁜 후쿠무스메(福娘) 앞은 엔기모노를 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반면 할아버지와 아주머니가 달아주는 곳은 한가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어르신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에 마냥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엔기모노에는 재화를 상징하는 돈주머니(銭袋), 금화(小判), 은화(丁銀), 요술방망이(打ち出の小槌), 번영을 상징하는 부채(末広), 고귀함을 상징하는 모자(烏帽子), 풍요를 상징하는 쌀가마니(米俵), 절구(臼), 경사스러움의 상징인 도미(鯛) 등이 있다. 잠시 서서 다는 것들 살펴보니 주로 다는 것은 쌀가마니와 도미, 금화 등이었다. 몇 개 달지 않았는데 4,000엔, 제법 묵직하게 단 것은 15,000엔 정도 한다. 대나무 가지가 처지지 않게 밑에는 무거운 것, 위에는 조금 가벼운 것을 달아 균형을 잡으며 조심스럽게 그리고 정성껏 엔기모노를 단다. 이렇게 단 후쿠자사는 올 한해 집에 걸어놓고 내년에 신사에 갖다놓고 새 후쿠자사를 받아 새로 엔기모노를 단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엔기모노를 다는 사람들의 손놀림이 매우 정성스럽게만 느껴졌다.

임시 미코(巫女)인 후쿠무스메는 매년 선발을 통해 뽑는데 다른 미인대회와는 달리 아름다움과 기품 있는 아가씨를 뽑는다고 한다. 올해는 2,831명이 응모해 45명이 선출되었고 이중 5명 외국인이라고 한다. 황금 에보시(烏帽子)를 쓴 45명 중 몇 명은 도오까에비스 호에가고행렬(十日戎の宝恵駕行列 )에 참가하고, 몇 명은 신사에서 후쿠자사에 엔기모노를 달아주는 일을 한다고 한다. 후쿠무스메는 최고의 신붓감으로 많은 젊은 아가씨들의 선망의 대상이라고 한다.

후쿠자사에 엔기모노를 달아주는 곳 바로 옆에는 진짜 미코가 제단 앞에서 검을 들고 조용히 그리고 느린동작을 반복하고 있다. 그 앞 젊은 부부가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춤 동작을 마치고 제단 위에 있던 후쿠자사를 부분에게 건넨다. 아마도 엔기모노를 단 후쿠자사에 에비스의 확실한 축복을 담는 의식 같았다. 부부는 의식을 마친 후쿠자사를  조심스럽게 건네받아 인파를 뚫고 나간다. 부부가 앉았던 자리에 이번에는 노신사 세분이 다시 엔기모노가 달린 후쿠자사를 건네고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다시 미코의 의식이 시작된다.

의식을 보다 붐비는 사람들을 뚫고 신사를 빠져나간다. 정문 건너편 가게에는 마치 에비스가 자기를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앞 후쿠자사가 걸린 유모차를 잠시 세워놓고 휴대폰으로 통화한다. 아이의 새근새근 잠자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참 편안한 모습이다.     

 

돌아가는 길에 이마미야에비스신사 옆 사찰 나이와지(浪速寺)에도 사람들이 붐빈다. 수미산의 북방을 수호하며 사천왕 중 가장 중심이 되는 신 비샤몬덴손(毘沙門天尊)과  번뇌의 악마를 응징하고 밀교 수행자들을 보호하는 왕 도우묘우오우(不動明王)가 모셔있다. 사람들이 향불을 올리고 절을 하며 개운액제(開運除厄) 운을 열고 액의 제거를 빌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향불을 올렸는지 경내는  연기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사찰에 들려 절을 하고 다시 에비스가 모셔진 옆 사원에 들려 참배하고 후쿠자사에 엔기모노를 달며 복을 비는 이 곳 사람들의 모습에서 종교의식이라기보다는 왠지 일상적인 행위처럼 느껴졌다.


2009.1.10

오사카 


남극토끼 부부클리닉 공간 토탈 늘푸른소나무 문학산책 레슬매니아™ 야콘 미키앤미카 베스트너스 그린원룸

이 글의 관련글
2주간 인기글
  • 오래된 마요네즈 헤어팩(HitPoint : 92point)
  • 트랙백 주소 :: http://trika.co.kr/trackback/311

    댓글을 달아 주세요